그날의 기억.

Dec 24, 2005 00:42

예전의 나는 조금 이상한 성격을 가진 어린아이였다.
긍적적 의미는 아니었지만 지금의 나를 있게한 모든 것에 나는 감사하고 있다.
어린아이의 낮고 흐린 시선을 통한 세상은 회색빛 단면이었다. 주위를 꽉 채운 많은 사람들은 단지 무서울 뿐이었고 내가 없어도 그 자체로 이미 완성 된 듯 보였다.
나의 작은 세계도 그를 닮아 닫혀있었다.
혼자 있을 때가 가장 안심이 됐다. 혼자서도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발견한 나는 덕분에 가슴 한켠에 빛나는 작은 별을 얻었다.
화가가 되겠다는 꿈은 만화가가 되겠다로 발전했고 그 과정은 놀랍게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접하며 그에 감탄하고 언젠가 나도 이렇게 되리라 다짐하며 연필을 들었다. 조금씩 발전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며 기뻐했고, 누군가의 칭찬을 받기라도 하면 뒤돌아 서서 혼자 우쭐해 하기도 했지.
하루하루 모두가 잠든 조용한 밤에 사각사각 그림을 그린 다는 행위 그 자체가 얼마나 즐거웠던지. 얼마나 재미있었던지.

급하고 빠르게 달려 올라갔던 탓일까. 한계는 머지않아 찾아왔다. 언젠가부터 내 입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튀어나오는 말, 그림 그리기 싫어. 재미없어.
몇년동안 이상하게 열이 끓더니 이렇게 질려버리는 걸까. 하지만 이제와서 그만둔다고 해도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작은 세계에서 한정된 것만을 접했던 나의 손은 그림 그리는 작은 재주 밖에 가진 것이 없었다.
끝낼 수 없으니까 계속 한다는 식으로 가만히 있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잘도 지나갔지만 뽀족한 답은 나오질 않았다. 그림을 그리지 않는 손은 여전히 그림 그리는 것 밖에 하지 못하는 손이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그림 그리는 것이 싫은게 아니었다. 그림을 그리지 않는 내 손이 싫은거야. 그리지 못하는 나 자신이 싫었던 거다.

나이가 들어 시선이 높아지고, 세상이 그저그런 색을 띄고 있었고 그렇게나 무서웠던 사람들 역시 그저 보통일 뿐이란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다시 본 세상은 의외로 멀쩡하고 생각보다 넓었으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생물인가를 알게 되었고 그에 슬퍼했다.

작은 나. 별 것 아닌 나의 손. 초라한 나의 그림.
난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오랬동안 내 가슴을 뛰게 했던 빛나는 별.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멀리 있더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꿈이 내 옆을 비켜가는데도 붙잡을 수가 없을 것만 같아 슬퍼.
열심히 그리자고 말하는 입과 멀고 높은 이상을 바라보는 눈. 그에 부흥하지 못하는 손과 현실에 애통해 하는 머리.
언제부터 하얀 종이가 무서워 진건지.

하지만 말야, 그래도 다행인 건 여전한 난 내 그림이 좋다는 거야.
지금은 그것으로 잠시 만족하도록 하자. 뭐.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

갑자기 1996년 여름날 깊은 밤의 그 느낌이 문득 떠올라서,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서 써봤다.
좀 있으면 10년째구나. 놀랍네. 놀라워.

Don't really feel like translating all that X_x I am kaput.

I finished packing everything today. Anyway, thanks especially to bookkeeper09 and ratoncongata for the spiffy gift! Much love to everyone else, too- hope you guys are enjoying the holidays.

While I won't miss Capstone or I Smell Of Dead People, I am going to miss bleakcreation (Panda), draconic_divide, fop_jesus, kisskoh (Che), kimiko101 (don't tell me you're actually asleep now?), psychedelicyoyo, madsciencenerd, silenttears118, bookkeeper09 (how does one fix healthcare, anyway?), ratoncongata (unexpected to see your mother at presentations), soligyrose, unitdbyhaircuts (wanker), feel_euphoria, purifymeplease (I found your Invader Zim DVD! I will give it to someone to give to you), evenstar_eyes, am_goodbyes, juxtaposer14, whoknowsy05, myfurious_angel and broken_reality.

I want to be eaten by fascists- maybe I will be for lack of cut tag. Fuzzy thoughts.

Until next time, panhandle (there's some time left, but doubtful livejournal will see it).

dubya tea e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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